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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작품

제8회 한국추사미술대전 출품작 성삼문시

2011-11-23 17:27:28

눈같이 흰 옷에 옥같은 발가락
수초옆에서 물고기 엿본지 그 얼마이련가
우연히 산음현을 날라가다가
왕희지 벼루씻은 연못에 오락하였네
 
水墨鷺圖
수묵로도
 
         雪作衣裳玉作趾       
 
窺魚蘆渚幾多時
               설작의상옥작지                               규어로저기다시        
 
   偶然飛過山陰縣
  誤落羲之洗硯池
     우연비과산음현 
     
  오락희지세연지
 
      蘆渚노저 (갈대)   蘆渚 窺魚... 서로 바꾸어 있는 시가 많음
유명한 일화는:  일찍이 성삼문이  중국에 사신(使臣)으로 갔을 때라고 한다.
명(明)나라 황제가 그의 재주를 시험해 볼 양으로 어전에 중국의 신비들을 불러 모으고 두루마리 하나를 내 보이며, [지금, 짐이 가진 두루마리에는 백로(白鷺)의 그림이 그려져 있소, 이 백로(白鷺)를 두고 시(詩)를 지에 보시오.] 라고 하였다.

성삼문(成三問)선생은 즉시

        雪作衣裳玉作趾(설작의상옥작지)
        蘆渚窺魚幾多時(노저규어기다시)
                눈으로 옷을 짓고 옥으로 발굽을 지어
                갈대 숲 물가에서 얼마나 물고기를 엿보았던가?

하고 두 구절을 지으니, 황제는 벽에 그림 두루마리를 펴서 거는데, 그것은 먹으로만 그린 묵화(墨畵)였다.
황제는
그대의 시에는 “눈으로 옷을 짓고 옥으로 발굽을 지어....”라고 하였는데, 이 그림은 흰 눈과 같이 백색의 의상도 아니며 붉은 옥으로 된 백로의 발굽도 아니니, 시와 그림이 맞이 않구나.
하며, 성삼문(成三問)선생을 트집을 잡아 당황하게 만들려고 하였다.

선생은
외신(外臣)의 시가 다 만들어지려면 아직도 두 구절이 있는데 나머지 까지 체워 보겠습니다.

 하고 다음과 같이 이었다.

        偶然飛過山陰縣(우연비과산음현)
        誤落羲之洗硯池(오락희지세연지)

                우연히 날라 산음현을 지나다가
                잘못으로 왕희지의 벼루 씻은 물에 떨어졌구나.

         산음현(山陰縣)은 왕희지(王羲之)가 살던 고장이다.

백로(白鷺)는 처음에 흰색 이였는데 왕희지 벼루 씻은 못에 빠져 먹물이 배어 검어졌다고 하는 재치에
황제이하 모든 선비들이 놀라 마지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