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4 13:10:53
獨坐幽篁裏(독좌유황리) 彈琴復長嘯(탄금부장소)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明月來相照(명월래상조)
홀로 그윽한 대숲에 앉아
거문고 타다가 다시 길게 휘파람 분다.
깊은 숲이라 남들은 알지 못하고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를 비춘다
1구에서는 공간적 분위기가 살아난다. 즉 혼자(獨) 앉아(坐) 있는 곳은 세상과 등진 지극히 조용한 대나무 숲(篁) 속(裏)이다. 잡념과 사욕이 없이 선정에 들 수 있는 그윽한 공간이다.
2구에서는 홀로 대숲에서 무엇을 하는지 묘사해 내고 있다. 그윽한 대숲에서 홀로 거문고(琴)를 타다(彈), 기분이 흥겨워지면 다시(復) 길게(長) 휘파람을 분다(嘯). 여기서 <嘯>는 “시를 읊는다”라고 해석해도 좋을 듯 하다. 그윽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3구에서는 깊은 숲속의 일을 남들은(人) 알지(知) 못한다(不)라고 말한다. 그것은 속세의 온갖 일과 거리가 있는 깊은(深) 숲(林) 때문이다. 깊은 대숲에 혼자 있으니 사람들은 외롭다고 여길뿐, 숲이 주는 즐거운 세계를 모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4구에서는 대숲속 즐거움을 사람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 대답한다.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의 외로움을 비춰주기에 결코 외롭지 않다는 말로 결론짓는다. 달빛은 가장 아름답게 햇빛을 반사해 내어 시인의 마음을 비춰주니 사물을 아름답게 보려는 사람은 역시 영혼이 가장 맑고 아름다운 사람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달과 시인은 서로(相)를 비춰(照)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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