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1 15:50:39
발원지의 도시 태백을 찾아서
86년도 동 학년 모임인 화초연 선생님 8분과 박 선생님의 막내아들이 8월 11일 8시에 청량리 역(무궁화호 14,900원)에서 몸을 싣고 한껏 부풀어 오르는 가슴으로 12시 17분경에 태백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전화로 미리 예약한 스카이 여행사 정○진 기사님이 25인승 버스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제일 먼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태백 중앙통에 있는 생선 쌈밥 집을 찾았다. 가격은 1인당 7,000원인데 맛은 경상도를 찾은 것 같이 메뉴나 맛이 비슷한듯했다. 지난 겨울 여수, 순천 음식 맛이 그리워진다.
점심을 먹은 후 근처에 있는 황지연못을 찾았다.
황지연못은 남한 최장의 길이를 자랑하는 낙동강1,300리의 발원지로 태백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못에서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를 도도히 흘러 남해에 이른단다.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와 중지, 하지로 구분되고 1일 5,000톤의 물이 용출되고 있으며 한국명수100선중의 한 곳이다. 이곳은 황 부자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고 하여 黃池라고 부르며 上池는 집터, 中池는 방앗간 터, 下池는 화장실이 변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연못 주위에서 쉬고 있었다. 좋은 휴식처로 안성마춤이다.
황지 연못을 벗어나 해발 1,573m인 함백산으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 기사님의 친절한 설명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당신을 태백 민간인 의용소방대장이시라고 소개하며 안내를 계속하시는데 호감이 갔다. 그곳에 오는 도중 대한체육회 태백분촌이 정상에 위치하여 있고 석탄이 사양 사업이라 태백에서는 체육인 전지 훈련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인상을 받았고 가는 도중에 많은 훈련생들을 볼 수 있었다. 고도가 올라 갈수록 귀가 약간 멍멍해지는 듯 했다. 멀리 매봉산의 풍력발전단지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고 있었다. 1300m쯤 오르니 만항재와 함백산 소공원에 도착하였다. 야생화 축제를 하고 있다. 야생화 물결이 파도를 치며 향기와 서늘함을 안겨준다. 안내소의 담당자는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준다. 바늘꽃, 노루오줌꽃, 놋젓가락풀...보고 아쉽지만 그곳을 떠났다.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로 정선군과 영월군, 태백시를 넘다들면서 태백산 매표소인 유일사매표소를 지나 태백시에서 운영하는 태백산 민박촌을 향하였다. 밖에는 시원하다 못해 서늘 기운이 감돈다 . 서울을 잠시 잊고 있는 우리들이 행복했다.
태백산 민박촌은 일주일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다. 약 13평으로 2층으로 되어있고 1박2일 75,000원이었다. 침구와 보일러 가스는 들어오나 취사도구는 없었다. 우리 처음부터 매식을 하기로 했기에 불편한 것을 없었다. 짐을 숙소에 두고 바로 석탄박물관으로 향했다.
석탄박물관에 도착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광부들의 애환과 고마움이 깊어갔다. 연탄이 비싸고 갈기 싫다고 짜증 부렸던 것이 부끄러워지며 안도현님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시가 생각난다.
어느새 저녁밥을 먹을 시간이다. 식당이 많아 좋은 저녁을 기대했는데 아니다. 어느 식당이나 거의 운동선수들로 예약이 되어있었다. 기사식당을 찾아 보통 맛인 밥을 먹는 데 남현희의 펜싱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아슬아슬한 광경이 우리의 심장을 콩당콩당하게 만든다. 결국 은메달을 안겨 준다. 자랑스럽다.
드디어 태백의 밤이다. 춥다.
김모 선생님이 보일러를 틀자고 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태백에 오기를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샘솟는다.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우리 모임이 태백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가 있었다. 중학교 동창이 이곳에 살고 있기에 왔는데 농사에 방해가 될까 전화도 못하다가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더니 오라고 한다. 기대된다.
12일 아침8시 30분에 민박촌을 떠나 그 근처의 다슬기 음식점을 소개하기에 그곳을 찾았다. 식사 후 장성쪽으로 버스로 달렸다. 가는 도중 민가에 심어진 옥잠화, 삼잎국화, 도라지꽃이 돌아 가신 친정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보고 싶다. 계속 달려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된 고생대의 보고인 구문소로 찾았다. 6억년전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이 땅의 시원이란다. 아름답다. 이제는 동창네 집 금천농장으로 간다. 작년에 모임에서 보고 ..어떤 모습일까?
모시옷을 입고 마중 나와 있었다. 고랭지 채소를 가꾸는 농장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농업연구가라로 해야 할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하나하나에서 땀냄새가 물씬 풍긴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손을 보여 준다. 아! 친환경비료, 숯가루, 4단계로 나누어진 퇴비, 은행 破碎紙(파쇄지)를 이용한 농법,150m 암반수, 눈이 많이 와도 끄덕도 없다는 비닐하우스, 다양한 작물들, CCTV, 노래방기기도 있다. 농업분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증거인 표창장이 방안 가득하다. 사모님은 옥수수, 오이고추, 수박으로 환대해 주셨다. 사모님의 노고에 어떻게 보답하냐고 물었더니 보석선물을 가끔 한단다. 동창이지만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시간에 쫓겨 바로 삼수령을 찾았다. 이곳은 떨어진 빗물이 한강을 따라 서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흘러가는 곳이다, 정상에는 조형물과 정자가 있다.
민족의 젖줄인 514Km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로 간다. 둘레가 20여m의 못에서 하루 2~3톤의 물이 용출된단다. 용이 거슬러 오른 듯한 모습과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이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우리들이 멀리서 이 물을 마신단다.이 물을 따라가면 우리의 보금자리로 갈 수 있다.
마지막 코스인 강원랜드를 찾았다. 정선군 고한으로 하이원리조트와 식객의 촬영지가 보인다. 밤이면 오색빛깔을 자랑하는 분수가 아름다운 음악에 리듬을 타며 춤을 추고 시원한 인공폭포가 낭만을 더하나 낮이라 볼 수 없단다. 4층짜리 주차장에는 차가 들어 갈 곳이 없다, 으리으리하고 인파로 꽉 들어찬 강원랜드에 들어가 보았다. 이태리 최고급 대리석으로 우리를 압도한다. 카지노에 입장하려면 5,000원과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한단다. 고객이 넘쳐난다, 누가 우리나라 경기가 나쁘다고 할까? 별천지다, 이제 우리의 피서여행의 종착지인 고한역으로 가련다. 百聞而不如一見이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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