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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작품

2014.12.22노서협 회원전

2014-12-23 22:23:50

2014,12,22  개막식   12,27 노원서예협회전

 窮玄堂(궁현당) 柱聯(주련) 해인사

雲歸峰翠屹 운귀봉취흘  구름 걷히자 푸른 봉우리 솟구치고
石立水聲虛 석립수성허  우뚝 선 바위 사이 물소리 허허롭다.
  相與逍遙日 상여소요일                서로 어울려 소요하던 날
  淸緣自有餘 청연자유여              맑은 인연이 저절로 남는다.
 
깨달음을 얻는 순간에 얻은 마음의 여유와 인연의 소중함을 기뻐하는 게송이다. 해설조차 옥에 티가 될 정도로 맑고 깨끗한 해탈의 정서가 돋보인다.

여기에서 ‘구름’은 응당 세속의 번뇌(煩惱)나 망상(妄想)을, 구름이 걷히자 나타난 ‘푸른 봉우리’는 보리심(菩提心)이나 불심(佛心)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깨달음 이후에는 자타의 거리와 피차의 경계가 무너지고 오로지 맑고 깨끗한 인연만이 남는 법이다.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도반과 함께 소요(逍遙)하면서 대자연의 비움과 나눔을 바라본다. 그렇구나. 그토록 바쁘게 자신을 구속하며 살아왔던 지난 삶이 부끄럽기만 하다. 번뇌에서 벗어나면 물처럼 허허롭고 바람처럼 가벼운 것을. 순간 청천벽력처럼 내 앞에 툭 떨어지는 불광 하나.
그것이 청연(淸緣)이다.         (도정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