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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당 자료방

살구꽃(杏花)을 드립니다.

2012-04-14 20:28:30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春風忽已 近淸明(춘풍홀이 근청명)  봄바람 문득 불어 청명날 가까우니,

 

細雨翡翡 晩未晴(세우비비 만미청 보슬비 보슬보슬 저물도록 개지 않네

 

屋角杏花 開欲遍(옥각행화 개욕편)  집 모서리 살구꽃은 활짝 피려는지,

 

數枝含露 向人傾(수지함로 향인경)  몇 가지 이슬 머금고 사람 향해 기울었네

 

城南 성남(도성의 남쪽), 卽事 즉사(눈앞의 일 / 卽事詩즉사시 : 눈앞의 일을 제재로 한 시),  (돌연),  (이미), 忽已 홀이(문득 지나가다), 淸明 청명(24절기의 하나로 양력 45일경),  (가늘다), 霏霏 비비(눈이나 비가 조용히 내리는 모양),  (저물다),  (개다),  (모서리), 屋角 옥각(집 모서리),  (살구나무),  (두루), 開欲遍 개욕편(두루 활짝 피려고 함),  (꽃이 피다),  (머금다), 含露 함로(이슬을 머금다),  (기울다), 向人傾 향인경(사람을 향해 기울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이 시는 봄날의 정경을 가랑비와 살구꽃을 이용해 정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에서는 봄비 내리는 경치를 나타내고, 전구(轉句)와 결구(結句)에서는 살구꽃을 통해 작자의 감흥을 드러내고 있다. 시간상으로는 청명절이 되어갈 때 봄꽃을 보고 읊조린 것이다. 봄날 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지만 늦도록 개지 않고 지속된다. 그 비를 맞으면서 뜨락으로 내려서니 집 모퉁이에 서 있는 살구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한다. 봄비가 그 망울 위에 얹히니 꽃가지는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라보는 사람에게 인사하듯이 기울어진다. 비에 젖은 꽃가지가 사람을 향해 기울어진다고 표현한 작자의 솜씨에 무릎을 친다. 자연을 관조하면서 지극히 작고 평범한 것이지만 의미를 부여하면서 생동감있게 드러낸 작자의 시어를 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시에 빠져든다.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온 봄날의 정취를 마음을 열어 놓고 느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봄이면 피어나는 목련, 살구꽃을 가슴으로 바라보시기 바란다.

권근(權近, 1352~1409,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 학자)  서예세상에서 가져옴

 

己 ,기(자기기, 몸기)        已, 이(이미 이: 이미 약간 위로 올라 온 것으로 기억하면) 巳, 사(뱀 사:윗 부분은 머리임)

 

전에 주택옥상에 키웠던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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